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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주말


 일요일  


오늘은 고구마를 캐러 가는 날이다. 비가 와서 취소되기를 내심 바랬지만 '비 맞는 우리 < 일년 농사지은 고구마' 였다.  고구마가 얼기 전에 빨리 캐야하기 때문에 우천으로 인한 연기는 없었다. 이왕 가는 거 소풍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가야지. 연희김밥에 들러 우리와 가족들이 먹을 김밥을 샀다. 텃밭까지 가는 동안 그새 비가 그쳐 선선하니 고구마 캐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김밥을 나눠 먹고 아버님이 주시는 막걸리도 한 잔 했다. 선 새참 후 노동. 호미질 몇 번이면 후루룩 딸려오는 고구마를 보며 잠깐 수확의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내가 맡은 일은 땅 속에서 갓 나온 고구마의 흙을 털어 커다란 포대 자루에 옮겨 담기. 손 맛 따위는 느낄 수 없었다. 열한시 쯤 시작해 두시까지 계속 된 고구마 타이쿤은 고구마 열 포대와 함께 마무리 되었다. 


먼 곳에서의 밭 노동으로 아침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순삭 - 




 월요일  


일요일의 노동을 핑계로 평소보다 편한 마음으로 늦잠을 잤다.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아 전기 장판을 켜고 조금 더 이불 깊숙히 들어갔다. 아홉시쯤 일어나 어제의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렸다. 게을렀던 아침에 대한 죄책감으로 점심으로 계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여전히 요리는 귀찮지만 그래도 음식을 만드는 과정의 재미를 조금씩 느껴가고 있다. 고 말하지만 사실은 계란 샌드위치 하나 만드는데 오전, 그리고 체력을 다 써버렸다. 사실 요리는 귀찮기 보다 어려워서 힘들다. 제철 재료를 사용해 간단하지만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게 나의 요리 목표인데 과연 마흔 전에 그런 식탁을 가질 수 있을까. 




 화요일  


여섯시, 바쿠왕이 문 열고 나가는 소리에 일어났다. 호다닥 달려가 배웅 해 주고 다시 침대에 누으려다 옆 방으로 갔다. 아침마다 추워하는 날 위해 바쿠왕이 보일러를 틀어두고 갔네? 헐. 감동의 카톡을 하나 보내고 요가 매트를 폈다. 늘 하던 30분짜리 영상 대신 초보자를 위한 50분짜리 영상을 틀었다. 요가의 호흡과 기본 자세들을 찬찬히 배우며 평소보다 신경써서 동작들을 따라했다. 온 몸이 뻐그으근. 15분짜리 쿨다운까지 하고  송장 자세로 요가를 마무리 하다가 깜빡 잠들었다. 운동 후 나른해진 몸이 보일러 튼 따끈한 바닥을 만나니 손 쓸 틈도 없이 녹아내렸다. 그렇게 요가 매트 위에서 한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두번째 아침이 시작 된 기분이다. 



 수요일  

 화요일 

아침 일기를 쓰는 이유는 아침을 갖고 싶어서다. 언제, 어디에서도 항상 같은 패턴으로 보내는 나만의 아침. 아침에 하고 싶은 일 혹은 해야할 일을 쭉 써내려가는 것도 좋지만, 뭐든 작심삼일로 끝나는 나에게는 계획보다는 매일의 반성이 더 효과적일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아침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깨닫기만 해도 더 나은 아침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게 지난 주의 내 생각. 물론 아침 일기마저도 작심삼일이라 이렇게 며칠씩 미뤄쓰게되었지만,, 암튼 매일 같은 내용으로 반성을 하는 것이 민망해 조금은 부지런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주 조금씩) 매일의 반성이 매일의 다짐, 행동이 되길 바란다. (이렇게 쓰는 이유는 오늘 아침도 이유 없이 게으름으로 늦게 일어났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지)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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