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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상 단 편

책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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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처럼 쓰던 방을 드디어 정리했다. 안 쓰는 컴퓨터 책상을 정리해 내 책상으로 만들었다. 벽으로 붙이지 않고 뒀더니 교무실 같다. 퇴근하고 온 바쿠왕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는 다녀왔습니다. 부장님. 하고 인사를 했다. 귀엽다. 괜히 뭔가를 요청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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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던 집은 좁아서 책상을 두지 않았고 첫번째 신혼집은 어떤 책상을 살지 고민하느라 책상이 없었다. 회사 책상 없이 지낸지도 반 년이 넘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가지는 내 책상, 내 자리다. 오랜만에 내 책상, 내 자리가 생기니 좋다. 자주 쓰는 펜과 연필을 꽂아두고 좋아하는 엽서를 붙이며 내 자리를 정돈했다. 그리고 처음 내 책상을 가진 아이처럼 오늘은 하루종일 책상 앞에만 앉아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가계부도 쓰고 인터넷 쇼핑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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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의 시간이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자주, 오래 책상에 머무르며 나를 가꾸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책상의 시간, 책상의 행복이 부디 오래 갈 수 있길!  


 




오랜만에 생긴 내 자리. 











가계부 쓰는 시간. 내 돈 누가 썼는지 잡아내겠다며 전투적으로 가계부를 썼는데 범인은 역시 나였다.  








향 피워놓고 포스팅하는 밤.